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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sP 합격수기] 우리 그만 문송하자

글번호
235100
작성자
chy11
작성일
2022-06-23
조회
72
ADsP 합격증을 받았다. 거짓말 같고, 꿈 같고, 요즘도 가끔은 실감이 안 난다. 누가 들으면 대통령 표창쯤 받은 줄 알겠다. ADsP는 데이터 분석계의 첫 단추 같은 시험이다. 어떤 사람 눈엔 쉬워 보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겐 실제로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나 같은) 사람에겐 세상 어려운 시험이었다. 나는 비전공자, 뼛속까지 문과인 사람이다. 전공명도 ‘문’으로 시작한다. 대학교에 입학해 졸업할 때까지, 보고서에 학번을 써낼 때 빼고는 숫자 쓸 일이 없었다. 교재에 간혹 숫자가 나왔는데, 작가의 생몰연도 정도였다. 그렇게 평화롭게 ‘대졸’이 되었고, 숫자와 격조한 삶을 잘 살아왔다. 그러나 세상이 격변하면서 숫자 한 점 없이 맑았던 하늘이 급속히 오염되더니, 급기야 나같은 사람도 ADsP를 따야 하는 재해상황이 되었다. 결국 시험 접수를 했다. 거금 5만원을 결제하고, 각오를 다지는 차원에서 접수 사실을 (어쩌자고) 떠들고 다녔다. 며칠 후 ADsP 교재가 도착했다. 3과목이 제일 어렵다길래 3과목부터 쫙 폈다. 두어 장 훑고나니 체기가 돌았다. 나는 지렁이가 너무 무섭고 뱀은 더 무섭고 숫자가 제일 무서운데, ADsP 교재에선 숫자들이 엉켜 징그럽게 꿈틀거렸다. 공포의 3과목엔 ‘통계분석’이라는 관문이 있는데, 그 소단원을 몇 주째 넘어가질 못했다. 결국 <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통계학 수업>이라는 책을 샀다. 지극히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누워서 읽어도 된다는 <누워서 읽는 통계학>도 샀다. 그림이 많아서 좋았다. 내가 그림책과 잘 맞는 것 같아서 <비주얼 수학>도 주문했다. 그렇게 관련서적을 참고하는 척, 기를 쓰고 도망다니며 몇 주를 더 날렸다. 강의를 듣지 않았다면 그런 책을 82권쯤 더 샀을 것 같다. (최단경로는 하나지만 우회로는 무수하다.) 인강을 수강하고 나서부터 나는 조금씩 변했다. 숫자공포증을 진정시켜주는 단기진통제 같은 책들을 뒤로 하고, ADsP 교재를 대면할 용기가 서서히 생겼다. 강의를 먼저 듣고 교재를 읽는 방식이 나에겐 맞았던 걸까. 한 문장 한 문장, 교재 속 아랍어가 한국어로 번역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어떤 부분들은 여전히 아랍어로 남아 있다. 전부 이해했다면 100점을 맞았겠지. 그러나 60점만 넘으면 합격증이 나오고, 합격증엔 점수가 적히지 않는다.) 시험이 코앞이던 어느날, 문득, 이렇게 꾸준히 강의를 듣는다면, 시간만 충분하다면 합격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즉, 이젠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떨어지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집앞 스터디카페 정기권을 끊고, 시험 전날까지 거기로 퇴근했다. 밀린 잠을 자야 하는 주말에는 거기서 잤다. 문제은행식 시험은 기출만 파도 합격이라는, 초딩도 다 아는 업계의 진리를 그 늦은 시점에 떠올렸다. 교재의 최신 기출부터 풀고, 해설 강의를 들으며 내용을 이해해갔다. 정직하게 풀고, 사정없이 채점한 다음 듣는 강의는 참 진했다. 전에 풀었던 문제와 거의 같은 문제를 똑같은 이유로 또 틀렸을 때, 내가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가 싶었을 때, 그런데 그걸 또 틀렸을 때, 내가 사실 머리가 안 좋은가 싶었을 때, 심지어 그걸 또 틀렸을 때, 그때 외워졌다. 김계철 강사님은 가끔 강의를 하다 말고 괜찮아요, 괜찮아, 라고 말했다. (환청이었을 수도 있다.) 5월 21일. 33회 ADsP 시험을 봤다. 초반부를 푸는데 당떨어지는 느낌이 강렬해서, 들고 왔었던 바닐라라떼를 홀짝이다 감독관에게 혼났다. 답안지 마킹이 정확한지 다섯 번쯤 확인한 다음 고사장에서 나왔다. 휴대폰을 켜고 수험생 커뮤니티에 들어갔다. 시험후기가 속속 올라오는데, 대부분의 글에 ‘이번 시험 쉬웠다’는 말이 있었다. 안 쉬웠는데요, 당신들한테나 쉽지 나는 진짜 어려웠거든요! 라고 덧글을 달려다 참았다. 누가 ADsP를 준비하며 나처럼 교재가 아닌 책들을 찾아읽는다면 (노베이스의 불안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말릴 거다. ADsP 시험 내용은 ADsP 교재에 가장 잘 정리되어 있다. ADsP를 포함한 모든 자격증은 효율적/경제적으로 준비하는 게 옳다. (단, <데이터 과학자의 사고법>이라는 책만은 추천한다. ‘귀무가설과 대립가설’을 정말 재밌게 배울 수 있다. <데이터 과학자의 일>도 읽어봄직하다. 신약개발 현장에서 ‘유의수준’이 얼마나 아찔한 개념인지 알 수 있다. <누워서 읽는 통계학>은 정말 최고다! 동전과 주사위만으로 확률의 대부분을 설명해준다. <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통계학>에는 동네빵집 사장님처럼 구수한 아저씨가 등장했는데, 읽다보니 아저씨 이름이 스피어만이었다.) 그래서 가장 좋았던 책이 뭐냐고 묻는다면, <ADsP 한권으로 끝내기>다. 그렇다. 메인교재 한 권이면 충분하다. 나는 ADsP가 어려웠지만, 이런 나도 붙은 걸 보면 ADsP는 쉬운 시험이 맞는지도 모른다. (시험 전과 합격 후의 태도가 일관되기란 은근히 어렵다. 올챙이 시절을 잊어버리면 자존심이 높아질 것도 같다.) 하지만 어려웠다는 거, 오래 기억하고 싶다. 쉬우니까 겁내지 말라는 말보다, 겁이 나겠지만 도와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세상에는, 올챙이 시절을 잊지 않고 다른 올챙이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참 많다. (김계철 강사님, 감사합니다.) 위에서 적은 것처럼 ADsP는 데이터 분석계의 첫 단추라서, 이 다음 단추들은 다 ADsP보다 어려울 테다. 어떤 단추는 단추구멍이 아니라 바늘구멍에 꿰어야 할지 모른다. 그래도 좋은 교재, 좋은 강의, 좋은 강사님 잘 만나며 더 공부해가고 싶다. (다시 한번, 김계철 강사님, 감사합니다.) 시험 하나 치렀을 뿐 나는 여전히 올챙이다. 세상은 어려운 것들 투성이라서, 나는 계속 올챙이일 거다. 좋다.
첨부: 시험결과.png 209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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